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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충청의 50명산

[곰배령] 한국의 산하 300명산

여름 장마가 길어지고 있습니다.

작년만 해도 장마가 "있네. 없네" 했던 것 같은데 올여름은 유독 비가 자주 옵니다.

곰배령 아랫 마을인 진동리는 25년 전 산악회 선배 소개로 처음 알게 된 곳입니다.

당시엔 비포장도로를 한참을 달려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이었고, 점봉산, 설피밭, 아침가리, 곰배령, 하늘 찻집 등 낯선 지명에 설레었던 곳입니다.

그 이후 여름이면 아무도 모르는 피서지로 종종 찾던 곳이었는데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너무 유명해져 더 이상 가지 않게 된 곳입니다.

큰 아이가 다섯 살 무렵 캐리어 배낭에 앉혀 곰배령을 찾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대학생이 된 아이와 둘째를 데리고 오랜만에 추억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산행일시 2020년 8월 1일 토요일
장소 강원도 인제군 곰배령(1164m)
날씨 흐리고 비
교통 자차
산행코스 점봉산생태관리센터 - 강선마을 - 곰배령 - 전망대 - 강선마을 - 점봉산생태관리센터(10.2km)
소요시간 4시간 30분 (점심, 휴식시간 포함)

곰배령 예약하기

곰배령이 있는 점봉산은 전체가 유네스코 지정 생물권 보존 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어서 예약이 필수이며 하루 탐방객 숫자를 철저히 관리하고 있습니다.

곰배령을 오르는 방법은 산림청에서 관리하는 진동리-강선마을-곰배령 코스와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관리하는 귀둔리-곰배령 코스가 있습니다. 강선마을 코스는 편도 5.1KM 거리로 전체가 완만하며 하루 900명 입장이 가능합니다. 귀둔리 코스는 2018년 개방된 코스로 편도 3.7KM 거리로 짧지만 경사가 좀 있는 편입니다. 하루 300명 예약을 받고 있습니다.

야생화가 많이 피는 봄, 여름 시즌에 방문하려면 한 달 전 예약 일자가 오픈될 때를 기다리고 있다가 예약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지만 올해는 코로나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예약이 쉬운 편입니다.

새로 개방되어 아직 가보지 못한 귀둔리 코스를 예약했다가 아이들이 따라오겠다고 해서 취소하고 산림청 강선마을 코스를 예약합니다.

 

국립공원 귀둔리 코스 예약 사이트

https://res.knps.or.kr/main.action

 

국립공원공단 예약통합시스템

 

res.knps.or.kr

산림청 곰배령 예약 사이트

http://www.forest.go.kr/kfsweb/kfi/kfs/jbRsrvt/jbIntro.do?mn=NKFS_03_07_02_01_01

 


점봉산 생태관리 센터

산림청에서 관리하는 강선마을-곰배령 코스는 출발시간을 기준으로 9시, 10시, 11시 시간별로 예약을 받습니다.

예약은 산림청 사이트를 통해서 하루 450명, 진동리 마을 주민(보통 숙박시설)을 통해 450명 이렇게 최대 900명 입산이 가능합니다.

현재 대중교통으로는 출발시간에 맞추어 당일에 갈 수가 없습니다.

자차를 이용하거나 단체 버스를 이용하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10:36. 진동리 곰배령 주차장에 도착합니다.

예전 기억으로는 설피민국이라는 민박집이 있던 곳 같은데 커다란 주차장으로 변해 있습니다.

겨울에는 눈이 많이 와서 설피를 신지 않으면 걸어 다닐 수가 없어서 설피마을로 불리던 곳입니다.

비가 오면 강선마을까지만 갔다가 오기로 하고 일단 서울에서 06:30에 출발을 했는데 휴가철과 겹치는 바람에 많이 막혔습니다.

오는 길에 휴게소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은 것을 감안해도 1시간 이상은 더 걸린 것 같습니다.

차가 막히는 것 때문에 그런지 출발 예약시간과 관계없이 당일 예약한 사람은 모두 입장이 가능합니다.

다행히 비도 안 오고 즐거운 마음으로 출발합니다.

 

 

 

점봉산 생태관리 센터 앞에 도착합니다.

주차장에서 200M 정도 거리입니다. 신분증 검사를 위해 줄을 서 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발열 검사도 하고 있습니다. 신분증 검사가 끝나면 한 사람당 명찰 1개씩을 줍니다.

강선마을 지나고 한 번 더 명찰 확인을 하니 잘 간직하고 있어야 합니다.

 

신분증 검사하는 곳에 곰배령 야생화 개화시기가 잘 정리되어 있어서 담아옵니다.

 

예전에는 곰배령까지 갔다가 올라간 길 따라 다시 내려와야 했는데 전망대를 거쳐 주목 군락지, 철쭉 군락지를 돌아 하산하는 길이 생겼습니다. 새로 생긴 하산로는 5.4KM로 경사가 심하다고 합니다. 오늘은 산행 초보 둘째 아이를 생각해 올라갔던 길을 되짚어 내려오기로 합니다.


강선마을

강선마을까지는 생태관리 센터에서 2KM 정도 거리로 트럭이 다닐 수 있는 길입니다.

 

 

길 따라 걷는 내내 왼쪽으로 강선계곡이 시원하게 흐릅니다.

비가 올듯 말듯 해서 습기가 많은 편인데 생각보다 시원합니다.

 

하늘에서 신선이 내려와 노닐었다고 해서 강선리 라는 이름을 얻은 곳입니다.

그만큼 산 깊고 물 맑은 곳에 위치한 강선마을은 예전에는 대여섯 가구가 산나물 채취로 생계를 유지하던 곳이었는데 지금은 곰배령 탐방객들을 위한 식당과 숙박업을 하고 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등산화 벗고 뛰어 들어가고 싶지만 계곡 보호를 위해 출입을 막고 있습니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강선마을에서 민박을 하면 마을 근처 계곡에는 들어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강선마을까지 완만한 오름길입니다.

걷기 좋은 숲길입니다.

 

오늘 가장 많이 보이는 꽃은 말나리입니다.

 

11:26. 강선마을 입구에 도착합니다.

20년 전 길 왼쪽으로 모기업 회장님 별장이 있었고 앞에 보이는 집은 별장지기의 집이었는데 지금은 별장이 안 보입니다.

위화감이 생길 정도로 너무 큰 규모여서 보기 좀 그랬는데 안 보이는 것을 봐서는 철거를 한 것 같습니다.

 

11:29. 강선마을 삼거리에 도착합니다.

곰배령으로 가는 길은 오른쪽 길입니다.

 

잣나무 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가 상쾌합니다.

 

슬픈 전설을 갖고 있는 동자꽃도 자주 보입니다.

 

강선마을에는 예전에 없었던 두 개의 식당이 있습니다.

내려올 때 들리겠다는 인사말을 드리고 지나칩니다.

 

강선마을 지나면 바로 초소가 있습니다. 초소에서 한 번 더 명찰을 확인합니다.

계곡에는 예전에 이용했던 징검다리가 있습니다. 현재는 징검다리를 막고 뒤쪽으로 다리를 만들었습니다.

다섯살 정도였던 큰아이를 업고 함께 징검다리를 건너다 미끄러져서 계곡에 빠졌던 기억이 납니다.


곰배령

강선마을을 지나면 본격적인 등산로가 시작됩니다.

등산로이긴 하지만 완만해서 오르는데 어려움이 없습니다.

 

며칠 동안 비가 온 탓에 계곡물이 시원하게 흐릅니다.

 

곰배령 오르는 길 중간중간 쉼터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몇 시에 산행을 시작했던 16:00까지 하산을 완료하기만 하면 됩니다.

가이드와 함께 올랐던 대암산 용늪 산행 때 보다 훨씬 여유롭고 편안합니다.

 

12:21. 곰배령을 1.1KM 남긴 지점에 도착합니다. 생태자원센터에서 4KM 올라온 지점입니다.

산길이 익숙지 않은 둘째가 조금 힘들어해서 잠시 쉬었다가 갑니다.

 

잠시 쉬는 틈에 주위를 돌아 보니 죽은 나무에서 귀요미 버섯이 자라나 있습니다.

 

참나물 꽃.

 

이름 없는 폭포.

 

나무 계단이 나오면 곰배령에 다 올라온 것입니다.

 

12:56. 구름이 내려앉은 곰배령에 도착합니다.

말 그대로 천상의 화원이 펼쳐져 있습니다.

 

다양한 야생화가 곰배령 전체를 뒤덮고 있습니다.

 

곰배령 정상석이 있는 곳에는 사람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습니다.

잠시 쉬었다가 가기 위해 쉼터가 있는 전망대에 오릅니다.

 

곰배령 정상에는 점심을 먹을 만한 장소가 없습니다.

전망대가 있는 곳에 데크를 이용해 쉼터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곰배령 전경입니다.

나무가 없는 이유는 바람이 강하게 불어서랍니다.

 

점봉산 정상은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습니다.

멀리 뒤쪽으로 보이는 산은 설악산 줄기입니다.

 

20여 분 쉼터에서 쉬면서 간식거리로 허기를 달래고 다시 곰배령으로 내려갑니다.

정상석 근처에 길게 늘어섰던 줄이 없어졌습니다.

 

13:29. 곰배령 정상석을 담아봅니다.

1164M. 쉽게 올라와서 그렇지 생각보다 높은 곳입니다.

 

13:30부터는 하산 탐방로 진입이 금지되고, 16시까지 하산을 완료해야 해서 그런지 사람들이 순식간에 빠져나갑니다.

한가해진 곰배령에서 여름 야생화 찾기 놀이를 하다가 하산을 시작합니다.

 

하산 탐방로는 조금 전 다녀온 쉼터가 있는 전망대를 거쳐서 내려가게 되어 있습니다.


곰배령의 여름 야생화

둥근 이질풀.

 

산꼬리풀.

 

영아자.

 

마타리.

 

톱처럼 생긴 잎을 가진 개화하기 직전의 톱풀.

 

두메고들빼기.

 

꽃꽂이를 해 놓은 듯한 말나리와 둥근 이질풀.

 

이제 막 개화하기 시작한 까실쑥부쟁.

 

개화하기 전의 고려엉겅퀴.

 


하산

아쉬움에 한 번 더 곰배령을 둘러봅니다.

사람들이 떠나자 구름이 한층 더 내려앉은 것 같습니다.

13:44. 하산을 시작합니다.

 

정상 직전 500M 정도 구간만 약간의 경사가 있습니다.

이 구간만 지나면 평지를 걷듯 하산이 가능합니다.

 

계곡이 너무 좋습니다.

들어가게 해주면 야생화 보다 계곡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올 것 같습니다.

 

14:37. 강선마을 초소에 도착합니다.

곰배령에서 하산을 시작하고 50여 분 정도 걸려서 2KM 거리를 내려왔습니다.

둘째를 데리고 내려온 시간이니 산길에 익숙한 사람들은 40분이 안 걸릴 것 같습니다.

 

220년 된 보호수가 있었습니다.

이 나무 앞 징검다리를 건너다 계곡에 빠졌었네요.

 

강선마을에 들려 식당 화장실을 이용해야 하는 경우 어쩔수 없이 약간의 요기 거리를 시키게 됩니다.

물론 화장실만 사용해도 별말 안하시는 것 같은데 미안함에 한자리 차지하고 앉게 됩니다.

별 기대 없이 산채전과 도토리묵을 시켰는데 산채전이 대박입니다.

산채전은 그렇게 산을 다녀도 어디에서도 본적이 었는데 야채 싫어하는 둘째도 잘 먹을 정도입니다.

일부러 들려 볼만 합니다.

 

강선마을에서 도토리묵과 산채전으로 허기와 아쉬움을 달래고 하산을 시작하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우중산행 준비를 하고 온 상황이라 걱정은 없습니다.

 

15:32. 생태관리 센터에 도착합니다.

아침에 받은 명찰을 반납하고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방동약수, 서울로 돌아가는 길

자가용을 몰고 서울에서 멀리까지 왔는데 그냥 돌아가는 것은 너무 아쉽습니다.

진동리 근처에 방태산 자연휴양림과 방동약수가 있습니다.

방동약수로 밥을 지어먹으면 위장병이 낫는다고 해서 약수 근처에 민박집과 식당들이 있습니다.

와이프가 첫아이를 가졌을 때 소화가 안된다고 해서 몇 번 약수를 받으러 혼자 이곳까지 오곤 했습니다.

한번은 줄을 서기 싫어서 깜깜한 새벽 5시쯤 약수에 도착해서 혼자 약수물을 받고 있었는데 어찌나 무서웠던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약수물을 받기 위해 보통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아주머니 한 분 밖에 없습니다.

철분이 섞인 탄산수인데 전 비위가 약해서 그냥은 못 마시겠습니다.

미리 준비해 간 생수통에 약수물을 받아 옵니다.

내일 아침밥은 약수물을 넣고 지어 청록색이 약간 나는 밥을 먹게 될 것 같습니다.

 

진동리에 오면 꼭 들리는 식당이 있습니다.

진동산채라는 곳인데 산채정식이 주메뉴입니다.

방동약수에 들렸다가 4시가 넘은 시간에 찾아 갔더니 산채정식 재료가 모두 소진되어 다고 합니다.

어쩔수 없이 산채비빔밥으로 대신했지만 변치않고 반찬부터 모두 맛있어서 고마웠습니다.

 

 

6~7년전 사람과산 취재팀과 곰배령을 찾았다가 비 때문에 산행을 못한 이후 오랜만에 찾아가 본 진동리, 곰배령입니다.

아침가리 계곡 트레킹과 곰배령 야생화 때문에 너무 유명해져서 예전 오지스러움은 없어졌지만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소중한 것들때문에 잊고 있었던 기억들을 되찾아온 산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