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43년 신라의 승려 자장 대사가 당나라에서 귀국할 때 가져온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전국 5개 법당에 나누어 봉인하였다고 합니다.
그 법당을 5대 적멸보궁이라고 하는데 사자산 기슭에 있는 영월 법흥사가 그중 하나입니다.
풍수학상 법흥사 적멸보궁을 보호하는 좌청룡이 백덕산, 우백호의 역할을 하는 산이 구봉대산입니다.
구봉대산에는 각 봉우리마다 불교의 윤회설에 따른 봉우리 이름이 붙여져 있습니다.
대중교통으로 찾아가려고 봄부터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코로나 영향으로 자차를 이용해 원점회귀 산행을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
산행일시 |
2020년 9월 5일 토요일 |
|
장소 |
영월 구봉대산(870m) |
|
날씨 |
흐림 |
|
교통 |
자차 |
|
산행코스 |
법흥사 주차장 - 널목재 - 1봉 ~ 9봉 - 음다래골 - 일주문 - 법흥사 주차장(8km) |
|
소요시간 |
4시간 30분 (점심, 휴식시간 포함) |
법흥사 주차장
구봉대산이 있는 법흥사를 대중교통으로 가려면 영월군 주천면을 기점으로 하면 됩니다.
주천까지는 제천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타면 됩니다.
버스 노선과 시간표, 식사 장소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한 산행 준비를 해 놓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코로나가 끝날 기미가 안 보입니다.
어쩔 수 없이 자차를 이용해 다녀오기로 합니다.

09:30 법흥사 주차장에 도착합니다.
서울에서 2시간 30분 정도 걸렸습니다. 아직은 이른 시간이라 엄청 큰 주차장이 텅 비어 있습니다.
적멸보궁이 있는 곳이라 그런지 주차장부터 전체적으로 정갈한 느낌이 듭니다.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는 화장실도 주차장 한쪽에 있습니다.
스트레칭도 하고 화장실도 다녀오고 본격적인 산행을 준비합니다.
오늘 구봉대산도 산행 파트너 큰 아이와 함께 합니다.

법흥사 구경은 산행 후에 하는 거로 하고 들머리로 이동합니다.

널목재로 가는 산행 들머리는 주차장 끝 등산 안내도가 있는 지점입니다.
법흥사를 바라보고 왼쪽 끝입니다.

들머리에 세워져 있는 등산안내도입니다.
산행 중간중간 안내도가 세워져 있어서 현 위치를 찾는 데 도움이 됩니다.
현 위치에서 널목재를 통해 주 능선에 오른 후 1봉부터 9봉까지 종주를 한 후 음다래골로 하산해 일주문을 지나 현 위치로 돌아오는 원점회귀 산행을 할 계획입니다.
널목재

09:42. 극락교를 지나 불교 사상 물씬 풍기는 구봉대산을 향해 출발합니다.

안흥골에서 흘러내리는 시원한 계곡을 오른쪽에 놓고 등산로가 이어집니다.


구봉대산 정상은 제8봉인 북망봉입니다.
북망봉까지 3.2KM 거리입니다.

올여름 어느 산을 가도 계곡물이 넘실거려 좋습니다.
널목재를 오르는 동안 두어 번 계곡을 가로지릅니다.

걷기 좋은 길입니다. 어느새 선선해진 신선한 공기와 숲에서 불어오는 나무 향을 맡으며 걸어갑니다.

10:12. 마지막 계곡이라는 곳에 도착합니다.
수통에 물을 채우라고 적혀 있습니다. 위쪽으로 오염원이 아무것도 없겠지만 계곡물을 그냥 떠 마시기에는 의심이 많아졌습니다.
머리에 묶은 반다나를 풀어 물만 적시고 일어섭니다.

마지막 계곡에 안내도가 세워져 있는데 9봉의 의미가 간략하게 요약되어 있습니다.

마지막 계곡부터 널목재 까지는 등산로가 험난합니다.
널목재에 가까워질수록 경사도가 점점 더 커집니다.
구봉대산 전체 산행 코스 중 이 구간이 가장 힘든 구간입니다.

널목재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주능선에 거의 다 올라왔습니다.

10:30. 널목재에 도착합니다.
백덕산 - 사자산 - 구봉대산을 잇는 능선 종주길이 있다고 들었는데 이곳 안내판을 봐서는 폐쇄된듯합니다.
양이봉, 아이봉, 장생봉

널목재까지 오르느라 흘린 땀을 식히고 본격적인 9봉 능선 종주를 시작합니다.
널목재에서 구봉대산 정상까지는 1.6KM입니다.

10:35. 1봉 양이봉에 도착합니다.
널목재에서 언덕 하나 올라왔을 뿐인데 1봉입니다.

양이봉은 어머님 뱃속에 잉태됨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10:40. 헐, 2봉 아이봉에 도착합니다. 1봉 지나고 5분 만에 2봉에 도착했습니다.
아이봉은 인간이 세상에 태어남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임신하고 10개월이 순식간에 지나갔습니다.
1봉, 2봉을 보니 봉우리마다 이름을 지어 놓아서 살짝 어이가 없었던 이천에 있는 설봉산이 떠오릅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1, 2봉이 지나가고 3봉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지형상 왠지 3봉 같습니다.

10:43. 3봉 장생봉에 도착합니다. 1, 2봉에 비해 주변 경관이 멋스럽습니다.
유년기를 지나 청년기를 거치는 과정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구봉대산이 조망이 좋은 산은 아닙니다. 능선에서는 잡목에 가려 거의 조망이 열리지 않고 봉우리에서만 간간이 열립니다.
북동쪽으로 몇 년 전 친구들과 겨울에 올랐던 백덕산이 보입니다.
관대봉, 대왕봉, 쇠봉

3봉과 4봉 사이에 있는 헬기장으로 가고 있습니다.
3봉부터는 그래도 봉우리 분위기가 납니다. 뚝 떨어졌다가 평지 길을 살짝 걷다가 올라가고 있습니다.

10:53. 헬기장에 도착합니다. 점심 먹기 좋아 보이는 장소입니다만 아직 시간이 일러 지나칩니다.

헬기장에서는 법흥사 뒷산인 사자산이 보입니다.

10:48. 4봉 관대봉에 도착합니다.
4봉은 지나칠뻔했습니다. 4봉 직전에 길이 갈라지는데 아무 생각 없이 능선 돌아가는 오른쪽 길로 갔다가 다시 올라왔습니다.

관대봉은 벼슬 길에 나서기 전 기초를 충실히 다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관대봉에서는 법흥사와 적멸보궁이 내려다보입니다.
법흥사에서 꽤 올라가야 적멸보궁이 있습니다.

5봉을 올라가고 있습니다.
육산인 듯했는데 점점 바위 봉우리로 바뀌고 있습니다.

11:07. 5봉 대왕봉에 도착합니다.
봉우리 위에 자라고 있는 소나무가 인상적입니다.

대왕봉은 인생의 절정기에 이른 것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50대가 인생의 절정기라고 하는데 이 봉우리가 가장 인상적입니다.
정상까지는 아직 900M 남았습니다.

5봉에서 바라본 6봉 모습입니다.
앞에 보이는 봉우리가 6봉인줄 알고 힘들게 올라가 보았는데 아니었습니다.
점심만 먹고 내려왔습니다.

5봉에서 6봉 가는 길은 인생의 절정기인 듯 구봉대산에서도 경관이 빼어납니다.
바로 앞에 보이는 봉우리는 뒤로 돌아서 올라갈 수 있지만 6봉은 아닙니다.

오르내림이 계속 반복되지만 낙폭이 크지는 않습니다.

11:48. 6봉은 등산로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6봉을 오르는 길에 이정표가 세워져 있습니다.

6봉은 큰 바위를 뒤로 돌아 올라가면 있습니다.

11:52. 6봉 관망봉에 오릅니다.
고사목이 멋지게 서 있는 곳이 6봉입니다.

관망봉은 인생을 되돌아 보고 지친 몸을 쉬어감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6봉에서의 조망이 가장 훌륭한 것 같습니다.
쇠봉, 북망봉, 윤회봉

이제 봉우리 세 개만 남았습니다.

6봉에서 7봉 사이가 가장 움푹 들어가 있습니다. 급경사를 한참 내려갑니다.

내려간 만큼 다시 올라가야 합니다.

12:11. 돌탑이 멋지게 서 있는 7봉에 도착합니다.


쇠봉은 늙어지는 덧없는 인생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정상인 북망봉까지는 이제 180M 남았습니다.

북망봉 오르는 길이 험합니다.
봉우리에 세워져 있는 안내판을 하나씩 읽으면서 오다 보니 능선길이 인생 같기도 하고 살짝 빠져듭니다.

12:16. 구봉대산 정상인 북망봉에 도착합니다.
정상석도 아담하니 마치 묘비처럼 만들어 놓았습니다.


북망봉은 인간이 이생을 떠남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윤회봉까지는 260M 남았습니다. 어서 가서 환생을 해야겠습니다.

북망봉을 지나면서부터 이정표에 일주문이 처음 등장합니다.
정상에서 일주문까지 약 3KM 거리입니다.

북망봉과 윤회봉의 고도 차이가 있다 보니 초반에는 급경사길이 있습니다.

급경사길이 끝나면 완만한 능선을 따라 걷게 됩니다.

드디어 마지막 봉우리인 윤회봉을 오릅니다.
거리가 길지는 않지만 오르내림을 반복하다 보니 약간 지쳐 옵니다.

12:33. 아담한 사이즈의 윤회봉에 도착합니다.

윤회봉에서 다시 태어납니다.
음다래골

능선에서 군락을 이루고 있는 꽃며느리밥풀.
시어머니에게 구박받던 며느리는 윤회봉에서 꽃며느리밥풀 꽃이 되었습니다.

음다래골까지는 능선을 타고 계속 하산을 하게 됩니다.
약간의 급경사 하산로가 중간중간 나오기는 하지만 전체적을 완만한 편입니다.

12:40. 칼바위 삼거리라는 곳에 도착합니다.
칼바위가 어디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정표 뒤쪽으로 돌탑이 쌓여 있습니다.

칼바위 삼거리 이정표 뒤에 있는 돌탑 봄.

능선을 따라 하산하는 길이지만 급경사 구간이 종종 나옵니다.

칼날 같은 능선 길도 나옵니다.

12:56. 마지막 현 위치 안내도에 도착합니다.


이곳부터 약 800M 구간을 능선을 따라 내려간 후 음다래골을 따라 1.2KM 정도 걸어나가면 일주문입니다.

능선길이 숲속 오두막집으로 향하는 동화 속 길 같습니다.

콧노래를 부르며 내려가는 능선 길입니다.
이렇게 평지만 계속되면 언제 하산하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괜한 걱정이었습니다. 뚝 떨어집니다.

뚝뚝 떨어집니다.
가이드 로프가 있어서 내려가는데 크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하산길 한가운데에 아름드리 소나무가 하늘로 솟아올라 있습니다.
200년 이상 된 소나무 같습니다.

13:23. 급경사가 완만해지고 앞쪽에서 계곡물소리가 들립니다.
음다래골에 도착했습니다.

소박하지만 멋진 계곡이 펼쳐집니다.

음다래골을 따라 걷는 길은 산책로입니다.
산행 마지막에 선물 받는 것 같습니다.

계곡길이다 보니 물봉선이 많이 보입니다.

하산로를 따라 계곡을 서너 번 건너게 됩니다.
구봉대산 계곡이 좋아 여름 산행지로도 괜찮아 보입니다.

산책길이 계속됩니다.

13:40. 일주문을 540M 남겨놓고 임도와 만납니다.
임도에는 차량이 다닌 흔적이 있습니다.


임도를 따라 걷다 보니 자연인이 사는 곳 같은 민가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임도는 버섯 농장 옆을 지나면서 포장도로로 바뀝니다.

산행이 거의 끝나갑니다.
크게 꾸미지 않은 전원주택들에 눈길이 갑니다. 언젠가 은퇴 후에는 이런 곳에 집 짓고 살고 싶습니다.

13:48. 법흥사 입구 버스 정거장에 도착합니다.



버스정거장에 최신 시간표가 있어서 담아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실 계획이 있으신 분들께서는 시간표 참고하셔서 계획 세우시면 될 것 같습니다.
법흥사 일주문, 적멸보궁

일주문을 지나갑니다.
이제 도로를 따라 법흥사 주차장까지 1.2KM 거리를 걸어가야 합니다.
조금은 지루한 길이지만 차로 지나갈 때는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입니다.

길 따라 왼쪽에 사과 과수원이 있습니다.
빨갛게 익어가는 사과가 탐스럽습니다. 바구니에 사과를 따 오면 1KG에 5000원에 판매하는 체험형 과수원이라고 합니다.
지치지만 않았으면 사 왔을 텐데 사과를 수확해야 한다니 그냥 지나치게 됩니다.

사과 농장을 지났는데 버스 정거장 표시가 있습니다.
일주문까지만 버스가 들어오는 줄 알았는데 법흥사까지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14:04. 법흥사 주차장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일주문에서부터 약 15분 정도 걸렸습니다. 차로 돌아가 배낭을 벗어 두고 적멸보궁 구경을 하러 법흥사로 향합니다.

오래된 절이지만 몇 차례의 소실과 중창을 거듭하였다고 합니다.
역사에 비해 전각이 오래되어 보이지 않은 이유가 있었네요.


적멸보궁을 오르는 길입니다.
좌우로 수십 미터 높이의 소나무가 호위하듯 서 있습니다.

약사전을 지나가면서 오늘 걸었던 구봉대산 능선을 바라봅니다.
적멸보궁 오르는 길이 봉우리 하나 오르는 것만큼 힘이 듭니다.

이제 거의 다 올라왔습니다.

적멸보궁에 도착합니다.
입구부터 약 15분 정도 걸렸습니다. 등에 땀이 다시 납니다.

적멸보궁 전각 뒤에 석분과 부도가 있습니다.
석분은 원래 자장율사가 도를 닦던 곳이라고 하는데 지금은 화강암으로 단을 쌓아 들어갈 수 없습니다.
부도는 누구의 부도인지 알려져 있지 않다고 합니다.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는 밤나무와 징효 국사 부도.
부러졌지만 한쪽 가지가 위태롭게 살아 있습니다.

법흥사에 있는 보물 제612호 영월 흥녕사지 징효대사탑비입니다.
신라 말 징효대사의 업적을 적은 비석이라고 합니다.

산사의 규모에 비해 전각이 너무 없어서 텅 빈 듯한 느낌이 드는 법흥사입니다.
꼴두국수

서울로 돌아가는 길에 주천의 노포에 들려 꼴두국수를 먹어보려고 합니다.
1973년 1월 31일 개업하였다는 제천식당입니다. 손님은 동네 어르신분들뿐입니다.

강원도 산간 지방에 먹을 것이 없던 시절 가장 흔히 먹을 수 있는 것이 메밀을 이용한 국수였는데 너무 자주 먹어 꼴도 보기 싫은 국수라고 해서 꼴두국수라고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손두부 1인분과 꼴두국수 2인분을 주문했습니다.
손두부는 너무 맛있어서 1인분 포장해서 가지고 왔습니다.

배가 고파 허겁지겁 두부를 집어먹고 있는데 꼴두국수가 나왔습니다.
처음 보는 비주얼의 국수입니다.
멸치 육수 베이스에 메밀국수, 김치, 들깨, 김가루가 들어가 있습니다.
칼국수 맛도 나고 멸치국수 맛도 나는 처음 먹어보지만 어딘지 익숙한 따뜻한 국수입니다.
매끼 먹으라고 하면 꼴도 보기 싫을 것 같기도 합니다. ㅋ
다른 테이블에 앉으신 어르신들이 공깃밥을 주문해 말아 드시길래 한 공기 주문해 보았습니다.
밥 한 공기가 화룡점정입니다.
꼴두국수를 드실 때 밥 한 공기 같이 주문하셔서 드시기 바랍니다.




'강원. 충청의 50명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민둥산] 한국의 산하 300명산 (0) | 2020.10.13 |
|---|---|
| [복계산] 한국의 산하 300명산 (0) | 2020.09.01 |
| [갈기산] 한국의 산하 300명산 (0) | 2020.08.28 |
| [곰배령] 한국의 산하 300명산 (0) | 2020.08.06 |
| [포암산] 한국의 산하 300명산 (0) | 2020.07.13 |